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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하겠습니다.” 때는 2015년, 한국 여론은 한 노인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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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있는 가족 간의 분쟁이건만, 방청객은 숨소리도 죽인 채 판사의 선언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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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토지는 원고가 1983년에 구입한 땅으로 조상 묘 관리를 위해 조카들에게 명의 신탁한 땅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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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피고는 초기 등본을 분실하였다고 주장했지만, 원고가 등본을 제출했으니 피고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권리가 없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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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피고가 지난 2014년에 제기한 토지 분할청구 소송은 ··· ” 승리를 확신한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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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결과, 판결이 확정되자 변호사는 발칵 뒤집힌 피고석을 뒤로 하고 법정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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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길 씨 건강은 지금 어떤가요?” “제주시청에서 묘를 관리해주겠다고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고영길 씨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법원 앞에 진을 친 기자들의 질문세례, 하지만 변호사는 쏟아지는 관심을 뒤로하고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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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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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떻게 됐나?” [증거가 이렇게 명백한데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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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찾아뵙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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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수고했네.” 1년 간 이어진 투쟁 끝에 얻어낸 승리, 하지만 승전보를 받아든 환자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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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묘를 관리해주겠다니, 그 원경호이라는 제주지사가 쓸데없는 간섭만 하지 않았어도 이번 사건이 여론의 귀에 흘러들어갈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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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짓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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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짓을 ··· ’ 고영길은 잠시 옛 일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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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83년, 고영길은 고향에 방치된 조상의 묘를 관리하기 위해 제주도의 땅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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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묘를 잘 관리하라는 뜻으로 조카들 앞으로 명의를 이전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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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덜 떨어진 조카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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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관리는 뒷전이고 땅을 나눠먹는 데만 혈안, 믿음이 큰 만큼 배신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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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 조상 묘지를 왜 우리 세금으로 관리해야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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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똥 같은 생각은 여기 싸지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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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고영길이 제주 시청에 관리해달라고 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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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쪽이 알아서 관리했던 건데 원경호가 끼어들어서 일 커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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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가만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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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유치하려고 머리 굴린 것 같은데, 고영길은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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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는 감정에 호소한다고 투자를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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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놈은 일본에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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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여길 기웃거려] 한국의 반응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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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가르침은 고영길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그 목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생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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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국적이나 출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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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과 재력만 있다면 나만의 왕국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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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아버지의 말을 이해하겠느냐?” 때는 1919년, 고영길의 할아버지 고명출은 일본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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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의 취직입국을 제한했지만,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제주도민은 알게 모르게 일본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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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원한 건 안전하게 써먹을 수 있는 인력, 2등 국민이라 병역 의무가 없는 조선인은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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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밀려오는 인력이 늘어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는 열약해졌지만, 이때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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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제 회사를 설립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시간은 흘러 1922년, 오사카의 조선인들은 제주도민과 협력해 조선해양통운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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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일본과 가까워 서울보다 빨리 신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점이 있는데, 이 돈 되는 사업을 그냥 지켜볼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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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출 역시 조합원으로 참여, 다른 지역의 조선인들도 투자금을 내면서 회사는 순조롭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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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들 때문에 우리가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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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들을 죽여야 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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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간토 대지진은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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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축적한 조선인은 폭도들의 화풀이 대상이 됐고, 일본 정부는 학살을 막기는커녕 칼날을 피해 도망친 조선인들의 부동산을 먹어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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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회사를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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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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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고명출은 도망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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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간부들을 대신해 회사의 재산을 수습, 일본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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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신민이라도 어쨌든 보호해야 할 국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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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학살을 방치하고 그 재산을 몰수하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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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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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재산과 생명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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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조선 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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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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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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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폭도들에게 맞아 죽을 뻔 했지만, 오사카 부 경시청을 역임하고 있던 ‘스미다’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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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나라가 백성에게 지울 의무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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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이 사건을 계기로 고명출은 가슴에 칼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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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보호도 받지 못하는 2등 신민으로 전락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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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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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팔아먹은 놈들이야 선택권이 있었지만, 우리는 도대체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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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왕조가 백성에게 의무를 부과한다는 건 우스운 일, 그때부터 조국이라는 존재를 가슴에서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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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한 삶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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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 씨, 사업을 하고 싶은데 좀 도와주십시오.” “말해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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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들어주겠네.” 회사를 수습한 고명출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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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오는 조선인은 매년 늘어나는데 이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은 턱 없이 부족한 현실, 일본 정부마저 손을 놓아버리자 고명출은 허가를 받아 숙박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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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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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바다를 건너는 사람은 줄지 않을 거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에서 죽어나가는 조선인을 방치했지만, 여전히 값싼 노동력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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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바다를 건너는 조선인은 늘어나겠지, 고명출은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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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과 숙박업이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많은 돈을 벌어들였고, 그동안 방패막이 역할을 해 준 스미다까지 본격적으로 사업에 투자하면서 회사는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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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나 유지류를 만드는 공장도 설립, 태평양 전쟁을 겪으면서 막대한 타격을 보기도 했지만 끝내 다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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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붙어 출세한 놈] 물론 독립을 맞이한 한국은 고명출을 좋게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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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벌 줄 알지 독립운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친일파로 몰아 붙였고, 그동안 쌓인 게 많은 고명출도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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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본으로 일하러 온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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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친일이라고 욕을 먹을 일입니까?” “그렇다면 일본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숙박업을 했다는 건 ··· ” “말도 안 되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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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어디서 자든 관심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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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슨 지원금을 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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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은 제가 조합원들과 모은 돈과 스미다 씨의 도움으로 마련한 겁니다.” 어렵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순탄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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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같은 조선인끼리 무슨 돈을 받느냐?’라며 숙박비를 내길 거부했고, 고명출이 기어이 숙박비를 받아내자 앙심을 품고 숙소에 방화를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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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건이 와전되면서 고명출은 ‘일본에 빌붙은 놈’이라는 오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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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신경 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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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히 해두고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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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노릇도 못 한 놈이 자식에게 대우받길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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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지키지 못한 나라가 무슨 국민의 의무를 논한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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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그런 논리 따윈 들이밀지 말라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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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습니까?” 그 잘난 독립 운동가들은 지금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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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이 비참하다는 건 한국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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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에도 친일파들은 떵떵거리며 사는데, 독립 운동가들은 대우라도 제대로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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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내가 독립운동에 투자를 했었어야 했다니,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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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뭘 안다고 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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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출을 욕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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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자이니치의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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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니치는 물론 제주도민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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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꾸준히 재일사회에 기부를 해왔으니, 고명출의 명예에 흠집이 나는 걸 지켜볼 사람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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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벌집을 쑤셨군.” 고명출을 변호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을 줄이야, 공세를 퍼붓던 한국 여론은 슬쩍 뒤로 물러났고, 고명출은 보란 듯이 자이니치 사회를 장악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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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모든 걸 선택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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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국적도 선택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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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라는 게 부끄럽다면 귀화를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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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다면 스스로 당당해지는 게 우선입니다.” 이제는 귀화까지 유도하다니, 한국 여론은 다시 들썩였지만 자신만의 왕국을 설립한 고명출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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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 왕국은 너희들이 이끌어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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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을 부탁한다.” “예,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뜻을 이은 고영길은 가업을 더욱 크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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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스포츠, 호텔, 방송, 유통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고, 지금은 개인 재산만 1조 4천 억 엔에 이르는 거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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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왕국을 세웠는데 자이니치라는 출신이 뭐가 부끄럽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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