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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 [나무가 되어]
먼 한 점에서 소리가 시작된다. 소리는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20년을 기다린 가락일 테니 어찌 그렇지 않겠나. 그리고 그 소리는 오래 견디고 침묵한 시간만큼 진지하고 신중하게 낮은 포복을 시작한다.
앨범은 조동진의 이름 앞에 흔히 붙는 포크보다는 앰비언트로 분류하는 것이 유효해 보일만큼 사운드와 분위기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매만져진 소리 숲 사이, 자연과 시간, 추억과 회한을 담아 곱게 고른 단어와 문장이 스쳐 지난다. 아름답다. 자칫 한국 대중음악사 속 전설로만 기록되었을 이름의 현현한 현재를 만날 수 있기에 더더욱.
이민휘 [빌린 입]
앨범은 상반신을 활짝 열어젖힌 여성의 몸을 앞세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고 흔히 판단하게 되는 얼굴은 부러 가려져 있다. 그 위에 알맞게 놓인 글자 75A. 이 익숙한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은 당신이 떠올리는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 유의미한 기호는 양 보다는 음에 가까운 에너지로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