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ument ID: /fineweb-2-swissfilter-quality_10-filterrobots/filtered/07454.jsonl.gz/38

여성을 되찾기 위해 나선 열 여섯 명의 예술가들
“왜 여자만 해요?”
<한국여성아트페어(Korean Woman Art Fair, 아래 KWAF)>를 준비하는 이혜라는 큐레이터, 미술관장, 작가들을 만나며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페미니즘 이야기를 꼭 넣어야 하는지, 남성 작가도 끼워주면 안 되는지, 굳이 아트 페어의 이름에 ‘여성’을 붙여야 하는지. 질문을 가장한 무례는 빈번했고 이를 꿋꿋이 딛고 서 첫 KWAF가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탈영역 우정국에서 열린다.
“작가는 대부분 여성인데 주목받는 작가는 남성이다. 미대에 가면 여성 학부생이 훨씬 많은데, 미술관장은 다 남성이다. 여성 예술가가 겪는 이 공백을 매우고자 했다. 취지에 공감한 여성 작가들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현장에서 판매한다. 여성 예술가의 온전한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일부러 전시가 아닌 페어의 형태를 기획했다.” 이혜라는 “KWAF가 10회, 30회, 50회를 거치면서 규모도 커지고 여성 작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좋은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여성이 여성을 되찾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첫 KWAF의 티켓은 현장가 12,000원, 얼리버드 10,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페어에 참가한 작가 열 여섯 명의 작품 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개인 굿즈, 페어 공식 굿즈 구매가 가능하다.
아래 사진을 누르면 작가의 인터뷰를 볼 수 있습니다.
강철
2018. <구렁>, 두잉
2015. <Artscapes>
2015. <Ewha Expert class>, 성북구립미술관
당신은?
자수로 작업을 한다. 타자, 소수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 왔고 앞으로도 주류에서 밀려난 존재들을 들여다 보는 작업을 하려 한다. 요즘은 여성의 소수자성, 그리고 여성을 억압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2015년 전시를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더 이어나가지 못하다 올해부터 다시 작업을 하게 됐다. 그래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작가를 발굴해 보이고자 하는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여하게 된 것이 뜻깊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꽃이 아니다_도깨비>는 도깨비는 여성들은 꽃도, 괴물도 아니며 누군가의 통제도 받지 않는 온전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여성들의 매체였던 자수를 통해 표현한다. 도깨비는 비형설화에서 처음 등장한, 한국 문화에 익숙한 요괴 중 하나다. 하지만 도깨비는 전형적인 남성신으로, 여성 도깨비가 드물게 등장하나 남자들의 혼을 빼놓는 정도의 역할에 그친다. 다른 한국 요괴들도 여성신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악귀(구미호. 처녀귀신)로 그려지는 예가 빈번하다는 데에 착안해 설화속의 남성신들을 여성신으로 전유해보기로 했다.
<마리아스텔라메리마돈나_처녀귀신> 시리즈는 전형적인 마리아 도상을 처녀귀신으로 치환해 보여준다. 자수는 동서양을 통틀어 여성의 일이었고, 조신한 여성들은 으레 자수솜씨가 좋아야한다고 여겨진 역사가 아주 길다. 성녀-창녀 이분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자수는 성녀의 상징이다. 그렇기에 성녀를 상징하는 광배에만 자수를 놓았다.
한국 여성 예술에서 앞으로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회적 주제가 있다면?
이주 여성. 그 숫자도 이미 상당한데 단지 결혼과 출산의 도구로 여겨지며 그들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인식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계에 실재하는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나는 여러 여성 작가들과 함께 팀을 꾸려 함께 전시도 하고, 스터디도 하고, 사업도 꾸려가고 있는데 혼자일 때보다 많은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그룹이 많이 생겨나고 여성 예술가들끼리 네트워킹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서로서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도아
당신은?
드로잉과 유화를 한다. 이분법적인 경계를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작업하고 있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연대. 일기같이 하곤 했던 드로잉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대학교 때 일이었는데, 드로잉을 보던 강사분이 "여자인데 왜 성기에 털이 있냐, 성기에 털이 있으면 남자다. 여자는 없어야 한다."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림의 내용보다 성별의 이미지가 더 먼저 이야기된다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고, 그 후 성별로 이분화되지 않는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림으로 하는 조그마한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출품한 작품마다 각각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글을 함께 비치하지 않았다. 그림을 보면서 보는 이의 사적인 이야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때 작품이 가장 의미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몸은 관람객의 시선을 피해 ‘사회적으로 읽히는 뒷모습’을 주로 보이고 있는데, 이 ‘몸’들이 작품에서 얼굴을 가지고 정면을 응시하게 될 수도 있을까?
얼굴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기호,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된 권력의 표상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훨씬 다양하다. 그림에서 얼굴을 드러낸 여성을 보였다면, 해방된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기호로 그림이 읽히지 않았을까.
한국 여성예술가들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회적 주제는 무엇일까?
여러 이야기들이 포진해야 한다. 여성주의가 미술 판에 하나의 주류로 올라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위치에 있는 각자의 이야기가 여러 방면에 걸쳐 더욱 풍부해져야 한다.
예술계에 유리천장은 실재하는가?
나는 미대에 입학하자마자 ‘여자애들은 (남자애들보다) 작품은 더 좋지만, 결혼하면 (작품 활동을) 그만두니 돈이 많은 집에 시집가서 지원을 받아라’ 같은 말을 들었다. 뭔가를 시작하기 전 이미 미술 하는 여자의 한계는 설정되어 있다. 여성이 하는 미술은 교양 수준으로 생각하고, 남성이 하는 미술은 생존의 문제로 여긴다. 자립하는 여성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지우지 말아야 한다.
민경
당신은?
굳이 말을 하는 사람. 나는 성소수자고, 정신병이 있으며, 탈가정을 한 장녀로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나의 작업의 시작은 나의 정체성에 관한 것들이다. 나는 자라면서 교육을 받을 때 지금 내가 가진 정체성에 대한 어떤 교육도 받은 적 없다. 정상가족에 대해 배우지만 가정폭력에 대해 배우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내 자리를 만들어 가기로 했다. 나는 굳이 사회에서 지우려고 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말한다.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다양한 주제로 작업을 한다. 이번 페어에는 여성,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드러낸 작업을 했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교수님들은 내 작업을 별로 안 좋아한다. 다른 거 안 하니? 이거 안 하면 뭐 할 거니? 늘 묻는다. 하지만 나는 말을 듣지 않고 혼자 작업을 계속 한다.(웃음) 스스로에게 나의 작업이 멋지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이번에 평면 회화 작품을 냈다. 나의 회화는 감정적이다. 그 감정적인 측면, 그림의 색조를 통해 나의 몸에게 쌓여 있는 감정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그냥 그림이 예쁘다, 하고 지나가도 된다. 자신의 경험에 대입해서 보면 더욱 좋다.
예술 창작자는 여성, 결정권자는 남성이 주를 이루는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알탕 카르텔이 너무 견고해서 한국에 계속 있을 수 있나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서 계속 버텨야 하니까. 요즘엔 여성 퀴어 예술과 전시, 대안공간과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여성 예술가를 위한 공간과 전시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부터가 출발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왜 그런 걸 해? 왜 그렇게 살아야 해? 그렇게 꼭 피해망상을 가져야 해? 와 같은 질문을 받지 않고도 내가 하는 행동과 예술을 이해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더 입을 열어 고발하는 것이다. 내가 겪은 폭력과 무력감을.
디디롱스타킹
2016.10.11~31 DDLONGSTOCKING 개인전
레레
당신은?
여기 사는 많은 여성이 겪은 것처럼, 성추행을 겪은 여성. 이로 인한 정서적 불안정을 겪었고, 그것을 토로하고 싶어서 작품으로 꺼내 놓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감정과 상태의 드로잉을 골라 입체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유년기에 경험한 성폭력을 성인이 되어 떠올린 이후의 삶과 그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 이 주제를 다룰 때 항상 고려하는 지점들이 있다. 첫째.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충분히 묵어서 이야기를 할 때 거리낌이 없는지. 둘째. 평면 이미지를 입체로 전환시켰을 때 다른 피해자가 나쁜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 만큼 형태와 색상이 다듬어졌는지. 셋째. 표현하는 각각의 요소에 대해 내가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프지 않게,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고심한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비슷한 맥락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오래오래 느슨하고 질기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들려요? 저기요…>와 <나 불렀어?>는 연관되어 있다. <들려요? 저기요…>는 무기력이 가라앉은 후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겨우 일어나서 소리를 남기는 모습이고, <나 불렀어?>는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고개를 돌리는 모습이다.
<불신>, <그들을 믿지 않았다>는 원래 각각의 작업이었지만 만든 후에 교집합이 생겼다. <불신>은 폭력을 겪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를 마주쳤을 때 자연스럽게 사람과 상황을 믿지 못하는 무언가를 표현했고, <그들을 믿지 않았다>는 배를 열어 뚫린 속을 보여주며 소중한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기를 바라는 피해자를 표현했다. 한번쯤 겪어 봤을 순수한 무뢰배들을 생각하며 감상하면 좋겠다.
작품 속 생존자는 끊임없이 독백을 한다. 생존자의 발화에 중심을 두는 이유가 있나?
나의 경험을 끊임없이 말하고 뱉으면서야 기억과 감정, 표현을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먼저 기록을 남겼던 다른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는 계속 나를 혼자라고 생각하고 침잠했을 것이다. 그게 싫어서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된다. 다른 누군가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육아와 집안일을 배우자와 무조건 반반 나누어 강제하는 것. 나는 비혼이지만 여성예술가의 경력단절 중 가장 큰 원인이 육아와 집안일이니까.
김진아
2017. 11 후쿠오카 Art Space Tetra/ Pecha cucha link up project 1
2017. 10 복합문화공간 행화탕/ 예술로 목욕하는 날_ 환갑잔치 목욕
2017. 09 혜화아트센터/ 산만한 작당
2017. 02 인디아트홀 공/ The C.A.T project III: 발전적인 관계
2016. 12 탈영역우정국/ 퍼폼2016
2016. 10 상원미술관/ good삶예찬, 미술관속 철학이야기Ⅲ展
2016. 07 공상온도/ 공상해 展
이외 다수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의 형성과 변화과정에 집중하여 작업한다. ‘무기력’한 상황을 준비 과정이자 자기 환기로 이야기한다. 자신이 느끼는 의지의 상실에 의문을 던지고, 이러한 상황을 이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서 직면, 반항, 투영, 회피, 방어, 포기 등 일어나는 심리를 탐구해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나의 프로젝트에서 무기력은 일종의 환원 가능한 에너지로 표현되고, 나는 그것을 무기력에너지라고 부른다. 2015년 이후부터는 나에게 세습된 프레임, 일상의 유지, 먹는 행위를 다루는 작업을 했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여자의 가슴은 밥통 두 개다. 젊었을 때도 누군가에게 평가당하고, 아이를 가져서 엄마가 된 후에는 아이를 위해 달려있는 밥통 두 개다.’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엔 자식의 입장일 뿐이었는데, 결혼 후에 내 안에 있는 어떤 여성의 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작품이 좀 다르게 보이더라. 작품 그대로를 관객에게 보여주면서 참여작업이 아닌 시각작업 그대로 이해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참여했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나의 작업이 관객의 내면에 자리잡은 반복된, 혹은 학습된 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로 작용하면 좋겠다.
작업에 작가 자신의 경험이 어떻게 작용하고 작품과 연계되었는가?
먹고 먹이는 행위는 내가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학습된 무기력의 프레임이며 그 경험을 인지하며 ‘출가외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뒤로 사람들에게 간단한 한 끼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총 세 번 먹이거나 가져가는 작업을 했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망치를 준비하고 위 아래 모두 다 함께 유리를 확인한 후 내려친다.
소흔
최윤선
2018. 환상전 / 선유도 어반플루토
2014. 20대 집착의 방 전 / 문래예술창작촌 갤러리 두들
2012. 제1회 군포시 사진전 헤윰
당신은?
유화, 수성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루며 주로 드로잉과 꼴라쥬를 이용한 작업을 한다. 다른 기법을 나란히 표현함으로써 낯설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 작업의 주된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감각과 생각에서 출발한다. 거기서 사소한 점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여성 작가로 다른 여성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경험이 뜻깊다. 작가는 작업을 하면서 쉽게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기회가 필요한데, 페어를 통해 다른 작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여성 작가들이 가시화되어 여성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여성의 좌절과 실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허물>의 경우,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허물은 어떤 이가 지나왔던 경험의 흔적으로 남겨진 껍데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는 여성으로 부당한 폭력을 겪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버둥치며 껍데기를 벗겨나간다. 막연한 미래의 결과보다는 실패를 경험하며 맞서 싸우는 과정에 집중했다. 작품이 관객들에게 스스로의 허물을 되돌아보면서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예술계의 유리천장을 어떻게 깰 수 있을까?
가부장제에 의한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여성이 만드는 예술 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있었던 사상검증과 같은 일을 보면서, 남성 결정권자가 자리잡은 기업에서는 여성 창작자가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느꼈다. 더불어 예술가들은 여성혐오와 가부장적 세습에 반발하는 창작물을 꾸준히 만들고 이들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키효
당신은?
다능인. 미술 작가이기도 하고, 영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지금은 만화책의 기호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호 뿐만 아니라 만화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아예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기호를 지니고 섞여 있는 이미지를 반전시켜 마치 네거티브 필름 같이, 만화의 존재하지 않는 네거티브 필름을 만든다. 이 필름을 스크린에 쏘거나, 인쇄하는 등 매체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고민 없이 참여했다. 다른 전시나 프로젝트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나의 정체성을 많이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하고. 함께하는 작가들도 예전에 참여했던 어떤 프로젝트들보다 다양하고, 젠더감수성 역시 높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이번 페어에서는 나의 작업을 투명한 아크릴판에 인쇄했다. 이 작업은 스토리가 아닌 단일한 이미지다. 제작 과정에 집중해 보면 재밌을 것이다. 다만, 과정에 집중한 작업 방식이 형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나의 논리와 법칙을 통해서 나의 감성을 드러내고자 하므로 이 감성 역시 잘 전달이 되면 좋겠다.
예술계의 유리천장은 실재하나?
남성들만의 인맥, 남성 작가들에게 다르게 매겨지는 가격, 만연한 성폭력.
그것을 바꾸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자기 작품 안에서 혐오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 성폭력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 꼽고 보니 한 가지가 아니지만. (웃음)
김다슬
2018년
일상의 오브제, 뮤지엄 산
구렁, 두잉
제목없음, 문화공간 온
2017년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울국제예술박람회 서울아트엑스포SIAE 특별전 100인 Beyond 조각, 코엑스홀
아시아프(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DDP
제31회 필로프린트 판화가협회전, 인사아트스페이스
Spoon Art Show 2017, 킨텍스
당신은?
조각을 전공했으며 평면과 입체, 설치를 넘나드는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된 관심사는 인간이며 인간생태계 전반에 대한 시각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어떤 상징이나 특징을 통해 여성을 드러내기보다 여성 자체를 보편성의 기준으로 삼아 사회와 인간사를 비판적으로 보여주고자 작업한다. 따라서 이 작품들이 다시 여성으라는 이름으로 묶였을 때 비로소 작품이 완전히 완성될 수 있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 않으려는 발버둥은 여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현실의 한계를 보여줄 수 있고 그에 따른 담론을 불러일으키기에 본 전시는 작품의 완성과도 같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무엇이 여성적인 작업이며, 여성적인 시각인가? 가부장적 시선에서 꾸며내진 여성적 특징이 어째서 작품의 리얼리티를 드러낸다고 포장하는가? 젠더 기득권자의 해석에 반기를 들고, 기존에 정된 자연스러움에 반해 가부장제의 개입 없는 순수한 상태를 드러내려 한다. 이번 출품작들은 몸뚱이에 대한 얘기가 많다. 인간의 유한함과 생에 대하여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한국 여성예술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회적 주제는 무엇일까?
이미 담론화된 영역을 넘어서 아직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부분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다. 권력과 억압이 인간을 떠나 자연에까지 미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자연과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계에서도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권력관계와 체제, 폭력에 대해 말하는 작품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예술계에서 크기가 작은 작품이 많아진다면 여성 예술가들의 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혼하거나 아이가 있는 여성작가들은 가사와 육아로 인해 작업실을 따로 갈만한 시간이나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틈틈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사이즈가 적합할 것 같다.
김래곤
2018. 제1회 한국여성아트페어 전시 참가
2018. 제4회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참가 예정
2017. 아이디어스 '감래곤' 작가 입점
2017. 한글폰트 '마치는 삼월' 제작
2015. 제1회 GIFTY 프로젝트 전시 참가
당신은?
고요한 선과 반짝이는 색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펜화와 폴리곤 아트를 주로 작업하며 간간히 한글 디자인 작업도 한다. 규칙을 가지고 그려지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나의 감정과 생각을 선과 색에 담아 그린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그동안의 작업들을 돌아보고 머릿속에서만 머무르던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다른 여성 작가들을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인 것도 좋았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인위적인 젠더 표현과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골랐다. ‘여성적’, 혹은 ‘남성적’이라는 표현이 과연 맞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여성이라는 이유로 얕보는 사람들. 더불어, 이번 페어처럼 여성 예술가들이 다 같이 모이고 활동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기회가 많아지면 작업도 활발해지고, 그러다 보면 유리천장을 언젠가는 깰 수 있다.
누림
2015.12.3~9 83rd Getsome Exhidition < C AND SOME >
2017.7.26 『위로 받고 싶은 날에』 에세이 그림 (출판사 : 자화상)
당신은?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전부 이루어지는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인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작품의 세계관을 처음 구상할 땐 ‘마법과 마법사가 존재하는 세상’ 정도의 단순한 구조였고, 주인공은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는 젊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접하고 세계관의 한계와 미흡한 점을 발견했다. 여성 서사를 보여줄 무대로 이 세계관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여성 작가들의 각기 다른 작품 스타일을 직접 보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것. 여성이 작가로 자립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려주지 않는 사회에서 막막한 미래를 감수하고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페어를 준비하면서 그 막막함이 줄었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여성 작가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나의 세계관을 무대로 여성이 주인공인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사회에서 요구하는 한정적인 프레임에 갇힌 여성이 아닌 그 바깥을 갈망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여기에 관객이 각자의 해석을 자유롭게 덧붙여가며 즐기면 좋겠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여성 예술가에게 흔히 갖는 편견을 바꾸고 싶다. 여성 예술가는 식상하거나 그저 예쁜 작품 정도로 작품이 후려치기를 당하고, 홍보를 잘 해 주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불필요한 사상검증까지 당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이는 여성 예술가가 이미 있음에도 특정 분위기와 느낌이 나는 작품만 주목을 받고 여성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읽히면 여성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작품 활동에 제약이 된다.
임정서
개인전
2018. 유방랜드, 유방 속으로, 인디아트홀 공
2016. 절대 영화 재생기 Absolute Film Player, 우정국
전시
2018. 생체실험실:___의 쇼윈도우, ______. 인디아트홀공 별관 & 룬트갤러리
2017. 발전적 관계, 아트홀 공
2017. 생체실험실:___은___동안___을 할 것이다, 공에도사가있다
Screenings
2017.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한국
2016. 서울 독립영화제
2016. EXiS 서울 국제 실험영화제
당신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시간예술과 영상을 공부했다. 그걸 공간으로 확장하면서 설치, 퍼포먼스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집중해서 작업하는 주제는?
감정, 개인의 사유, 그것이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사실, ‘여성 아트 페어’가 따로 없어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런 자리를 일부러 힘쓰고 애써서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참여하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예술계가) 더욱 바뀌었으면 좋겠다. 여성 예술가의 작품 활동이 애써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이번 페어에 전시하는 작업 <유방랜드>의 오브제와 디자인, 일러스트는 원래 퍼포먼스와 결합된 형태였다. 이를 감안해 리플렛을 함께 비치해 두었으니, 읽으며 보면 더욱 좋다. 가슴을 이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1차원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데, 리플렛을 읽으면 맥락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어떤 특정한 부분보다는, 사람들이 성별로 인해 다르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 여자는 못 해. 여자는 안 돼. 여자는 이렇지 않나, 같은 것들. 나도 손발 있는 그냥 사람이다. 내가 여성 예술가로써 다루고자 하는 주제 역시 마찬가지다. 여성 예술가로 읽히는 게 아니라, 예술가로 읽히고 싶다. 나의 육체를 내가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내 육체를 인식하는 사회가 바뀌어야지.
씨냉
당신은?
혐오로 범벅된 여성에 대한 펀견을 깨고 가부장제 사회와 남성성을 희화화하는 그림을 그린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사회는 남성이 보고 싶은 모습만 드러내도록 여성을 프레이밍해 그 틀에 여성이란 존재를 욱여넣는다. 사회가 여성에게 입혀 놓은 옷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그 고민의 과정을 담은 것이 나의 그림이다. 그래서 이번 페어의 부제인 “여성이 여성을 되찾다”라는 문장은 나에게 감동과 분노와 슬픔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여성으로 자라나 여성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한 번쯤 사회에서 정의한 여성과 자신 사이의 이질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전시한 웹툰 <재미의 거리> 중 한 장면은 길 위에 찢어 붙인 듯한 종이에 주인공 ‘재미’를 그려넣어 스스로를 이물질로 느끼는 감각을 표현했다. 사회가 여성을 그저 재밋거리로 취급하고 제멋대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며 존재를 되찾는 여성의 싸움을 선보이고자 했다.
앞으로 한국 여성예술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회적 주제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류작가"라는 말이 쓰인다. 여성예술도 "여성예술"로 불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남성예술"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성에 대한 편견을 꼬집는 <코르셋 깨우기>는 당연한 소리가 되어야 하고, 생리대를 옆에 두고 피묻은 옷을 들고 있는 <We Bleed>는 그저 인간의 생리현상을 담은 그림이 되어야 한다. 여성예술의 과제라기보다는 남성예술께서 여성을 배척하지 않으셔야지.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모든 예술가가 페미니스트가 된다. 세상에 페미니즘이 녹아서 사라진다.
YEJIN
당신은?
프로듀서. 곡도 쓰고, 노래도 하고, 혼자 작업한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EDM을 공부하고 작업하면서, 여자는 안 하는 장르, 여자치고 잘 함, 그런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이미 유명한 여성 프로듀서들마저 그렇다. 여자는 이런 걸 못 한다고 단정짓기도 하고. 그 말을 무시할 만큼 내가 잘 하면 된다. 그리고, 그 말을 무시할 만큼 내가 유명해지면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듣는 것.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이번 페어에 두 곡을 선보인다. 한 곡은 하이브리드 베이스 장르다. 사람들이 그 장르를 ‘여자가 못 하는 장르’라고 말하는 게 기분이 나빠서. 그러니까, 소위 ‘빡센 장르’다. 반대로, 다른 한 곡은 ‘흔히들 여자가 하는 장르’라고 말하는 곡이다. 편협한 시선에 대한 반항심을 담아 준비한 셈이다. 각각의 곡을 소개하는 글을 함께 비치할 예정이다.
여성 프로듀서를 배제하는 음악 업계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여성 프로듀서가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건반 위의 하이에나>라고 아는지? 프로듀서들이 나와서 곡을 쓰는 프로그램인데, 여성 프로듀서는 한 명도 없다. 가끔 피쳐링으로나 등장하지. TV에서 여성 프로듀서를 볼 수도 없다. 여성 프로듀서의 존재가 가시화되어야 한다.
에루하하
당신은?
일러스트와 만화를 그린다. 본업은 어린이 만화 작가다.
<한국여성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여성이 여서엥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들은 의도를 가지고 만든 작품들이 아니었는데, 페어의 주제를 듣고 바로 이 그림 연작들을 떠올렸다. 개인적으로는 페어를 통해 이 그림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번 페어에서 관객이 당신의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
나는 몸이 아플 때면 종종 가위에 눌리거나 귀접을 당했다. 이 그림들은 그때의 감각을 이미지로 기록한 것이었는데, 여러 성적 지향성을 넘나드는 여성의 경험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되어 이 그림들을 페어에 출품하게 되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감상하면 좋겠다.
예술계에 실재하는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나는 현재 해외에서 일감을 받는다. 해외라고 해서 유리천장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보다 상황은 낫다. 여성운동에 대한 관용도 역시 훨씬 높다. 나는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두 가지 방식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 이 시스템에서 자리잡고 버텨 다음 세대가 올라올 수 있게 할지, 혹은 이 시스템을 다같이 박차고 나가 무너뜨릴지. 나는 후자를 택한 상태다.
예술계에 존재하는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해 딱 한 가지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까?
작가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번역가를 고용해 해외 진출을 돕는 것. 다만 해외 진출을 준비하려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자금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