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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공기>에서 우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비엔나커피, 아이스 밀크티와 함께 티라미수와 블랙티 까눌레를 맛봤다.
언니Y는 쫀쫀하고 부드러운 크림과 우유거품이 이 곳의 장점이라 말했다.
따뜻한 라떼의 스팀밀크도 소위 말하는 게거품이 아니라 목넘김이 좋다. 부드러운 우유거품을 ‘잘 만든’ 커피의 당연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어서 나와 언니Y는 꽤 중요하게 생각한다.
언니Y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커피 향이 많이 나지 않았고, 첫 모금 뒤로 약간 떫은맛이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비엔나를 포함한 전반적인 커피메뉴의 끝맛이 연한 느낌이었다고 한다. 마시고 나서 떠오른 이미지가 초등학생이었던 90년대에 학원이나 사무실에 있던 커피포트라고 하는데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어떤 맛을 말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커피포트 특유의 알갱이 커피맛과 끝맛이 비슷했다. 나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에서의 커피 맛을 언니Y와 다르게 느꼈다.
나에게 첫맛은 진했고, 그 뒷맛은 떫었고, 끝맛은 깔끔했다 . 전체적인 느낌은 ‘드라이하게 진하다’였고 떫은 맛과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것도 다크로스팅이라 그렇게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엔나는 언니Y가 느낀 것처럼 커피맛이 연해서 아쉬웠다. 비엔나의 크림은 식감이 쫀쫀하고 차가워서 좋았다. 언니Y는 비엔나를 마실 때 차가운 크림 다음에 뜨거운 커피가 입안으로 들어오면서 그 때의 향과 두 가지의 맛이 섞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강한 커피맛을 즐기지 않는 언니Y도 커피가 좀 더 진하면 크림의 단맛이 더 맛있게 부각될 것 같다고 했다.
티라미수는 커피원액이 너무 쓰지도 달지도 않고 적당해서 누구든 무난히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크림은 밀도가 높아 살짝 묵직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굉장히 좋은 티라미수다. 시트와 크림의 비율이 1:4 정도라 거의 크림을 먹는 것인데도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크림맛에 맛있게 먹었다. 다만 맛있기 때문에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에 따라 가격에 비해 양이 적다는 생각이 따라온다.
티라미수와 함께 시킨 까눌레는 몇 년 전 구움과자류 베이커리가 유행하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 사람들이 까눌레를 ‘겉바속촉’이라며 맛있다고들 하길래 다른 곳에서 먹어보긴 했지만 아쉽게도 나와 언니Y가 경험한 까눌레는 탄맛이 나거나 겉이 단단해서 나이프로도 자르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시간의공기에서 먹은 까눌레는 정말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본 후기가 떠오르는 맛이었다.
밀크티는 부드럽고 두터운 우유거품과 함께 마시도록 서브되고 시판용 파우더가 아니라 찻잎을 우렸다고 하는데 단 정도나 우려진 정도가 찻잎인데도 연하지 않고 향을 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진해서 좋았다. 나와 언니Y는 시간의공기의 시그니처 메뉴는 밀크티와 티라미수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다수가 맛있게 먹을만한 메뉴다.
이 곳의 공간은 조금 특이하다. 가게가 있는 건물의 일층에 이 카페까지 세 개의 점포가 있는데 가운데 분식집을 끼고 양쪽으로 매장이 있다. 공간을 확장했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했을 때 분리된 공간이라 꽤나 어리둥절했었다. 음료가 제조되는 바도 각각 있으니 1호점, 2호점이라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원래의 공간은 색감이 전반적으로 나무색에 주황빛의 어두운 톤으로 아늑함이 느껴진다. 반면에 확장된 공간은 회색 소파와 하얀 벽 때문인지 좀 더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첫 공간의 느낌을 기대하고 방문한다면 확장된 공간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공간의 깔끔한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같은 음료를 마실 수 있지만 다른 세팅의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부각될 것 같다.
이곳은 언니Y가 한창 혼자서 취향을 알아가던 시기에 다니던 곳 중 하나다. 그 시기 언니Y의 카페방문은 과제나 시험을 끝내고 ‘한적한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아무것도 할 것 없음’을 즐기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이곳으로 향하면서 언니Y는 예전의 아늑하고 여유롭던 분위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선 당시의 분위기를 다시 느끼기엔 어려웠다. 그 당시 언니는 커피보다 아늑한 공간과 달달한 디저트를 즐겼고 혼자 가기 좋은 곳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주로 평일 낮에 방문했었는데 그 때의 시간의공기는 사람들 대화소리보다 음악이 더 잘 들리는 공간이었다.
이번에는 금요일 밤과 토요일 낮이어서 그런지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붐볐다. 그래서 언니Y는 평일 낮 시간에 다시 방문해 보고 싶어했다. 나는 반대로 매장에 빈 자리가 없었음에도 충분히 조용한 분위기라고 생각했고 혼자 오기 좋은 곳이라는 언니의 말에 공감했다. 나의 카페 인테리어 취향은 좀 더 어둡고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다. 무겁지만 푹신한 가죽소파 느낌이랄까. 시간의공기는 내 취향보다 조금 라이트한 분위기로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