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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에 점 찍고 돌아온 그로 인해 급부상한 '막장 드라마'라는 게 한국만의 고유 속성은 아니다. 라틴 드라마계의 '텔라 노벨라'처럼 이미 세계 각지에는 이와 비슷한 장르를 부르는 단어들이 있지 않던가. 우리가 막장이라 쉬이 일컫는 이 드라마들은 분명히 언어를 넘어서 인간을 어느 단계에서 매료시키는 마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마 그것이 넷플릭스의 프로듀서들에게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해 본다. 매주 한 편씩 공개되는 에피소드마다 막장의 정석과도 같은 요소가 종합선물세트처럼 담겨 있는 <다이너스티: 1%의 1%> 이야기다.
이 드라마가 만국 공통의 막장 요소를 얼마나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는지 몇 가지만 꼽아 소개하겠다.
첫째. 일단 그 집은 재벌이다. 그것도 '어퍼 이스트 맨하탄'에 익숙한 가십걸 류보다는 미국의 개츠비적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남부의 대저택을 갖춘. 그래서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저택 뿐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소품과 옷의 비주얼에서 일단 부티가 줄줄 흐른다. 훌륭한 눈요기가 되어준다는 말.
둘째. 새엄마가 등장한다. 젊고, 예쁘고, 남들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지만 한 에피소드만에 등장인물 중 한 명에게 꼬리가 밟히)는 과거를 가지고도 그 재벌가의 회장과 결혼하는 데에 성공하는 여자. 원래 아버지의 신임을 받던 가문의 외동딸과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셋째. 섹스, 정신병, 불륜, 양다리, (일종의) 근친, 우발적인 사고, 폭력이 매 화마다 양념처럼 버무려져 등장한다. 다만 그러한 소재들이 시청자의 머리를 아프게 할 만큼 길게 누적되지 않고 대부분 '어?' 싶은 이야기는 그 에피소드 안에 마무리된다.
넷째. 급전개 투성이다. 셋째 특징에서 꼽은 요소들이 혼을 빼놓을 정도로 연달아 등장하며 사건의 타임라인은 훅훅 넘어가고, 그때마다 이야기의 중심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또 저 사람에서 다시 다른 사람으로 옮겨간다. 그러다보니 드라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이미 롤러코스터 라이드다.
다섯째. 클리셰들이 교차되며 누구나 알지만 사실 알아서 더 재밌는 이야기들을 군데군데 양념처럼 뿌린다.
그러니 월화, 수목, 혹은 월화수목금 방영하는 미니시리즈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편씩 감질나게 공개되는 데에도 자꾸만 손을 대고 싶어지는 것이 이쯤 되면 당연해진다. 한국 시간으로는 매주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즈음에 업데이트 되는 듯 하다. 아,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 편만 보시라니까. 비현실적인 막장 드라마를 보며 느낄 수 있는 말초적인 카타르시스가 가득이니 지치는 주초의 자극제로 삼을 만 하다.